미스터 브룩스

간부후보생 실습


"안녕하십니까?"

 

모니터를 쳐다보다가 누군가가 인사를 하길래 뒤돌아봤더니 낯선 얼굴 셋이 해상안전과에 들어온다. 왼쪽 팔  초록색 견장이 신분을 말해준다. 우리서로 실습 나온 경찰간부후보생이다.

 

작년만해도 부산이나 인천 같은 큰 경찰서에서만 실습을 했었는데, 올해부터는 연고지 중심으로 실습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2주일간 경찰서 각 부서에서 현장실습을 하게 되는데, 이번에는 우리 해상안전과 실습이다.

 

고향이 어디냐고 물어보니까 다 이 근처다. 집하고 가까우니까 태안해양경찰서를 실습서로 선택한 모양이다.

 

"서경사님."

 

간부후보생 하나가 교통계 서경사님한테 꾸벅 인사를 한다. 서경사님이 활짝 웃으면서 맞아준다. 우리서에서 전투경찰을 하다가 전역을 해서 경찰간부후보생이 된 친구인데, 같은 함정에서 서경사님과 근무를 했다고 한다.

 

사실 직업경찰을 좋아하는 전경은 그리 많지 않다. 군생활이 다 그렇듯이 전역할 날만을 세면서 살게 되는데 그 지겨움에 함께 하는 것이 바로 직업경찰관이기 때문이다.

 

해경에서 그 사람 인간성이 어떤지를 알아볼 때는 전경한테 물어보면 틀림 없다. 아직은 순수한 젊은 나이인데다가 사심없이 조직을 바라보는 눈을 가지고 있어서 경찰관에 대한 평가가 냉정하다.

 

반갑게 웃으면서 다가가는 전경출신 경찰간부후보생을 보니까 역시 서경사님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 양반 함정 탈 때도 전경들한테 큰 형 처럼 잘해줬을 것이다.

 

계장님들이 모두 자리를 비워서 우리과 현황에 대한 설명은 내가 맡게 되었다. 업무현황을 보여주면서 하나하나 설명을 하는데, 간부후보생들은 얼떨떨한 표정이다.

 

기껏 하루 정도의 시간을 가지고 해상안전과 업무 전반을 알게 해 줄 수는 없다. 그저 분위기만 익히고 가도 성공이다.

 

 

"나중에 실무 나오면 잘 해주세요. 헤헤헤."

 

내가 설명을 하다가 한 마디 했더니 사무실이 웃음으로 가득 찬다.

 

"벌써부터 아부야.." 김순경이 웃다가 한 마디 한다.

 

"아부로 살아온 한 평생이야. 나중에 어디서 만날 지 어떻게 알아?"

 

낄낄거리면서 내가 대답했다. 사실 그렇다. 일반 공채 출신 순경과 간부후보생의 앞날은 하늘과 땅 차이다.

 

계급 차이도 차이고, 여러가지 여건 때문에 승진에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한다. 그 격차를 메꾸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해도 별 무리가 없다.

 

그래서인지 실습나온 간부후보생을 바라보는 직원들의 눈빛은 고울 수가 없다. 고까움이라고 할지, 시샘 문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기분이 유쾌할 수는 없는 듯 하다.

 

그러나, 입직경로가 엄연히 틀린데 그걸 부러워해봤자 달라지는 건 없다. 간부후보생이 갈 길이 따로 있고, 나 같은 사람이 걸어갈 길이 다르니까 더욱 그렇다.

 

어쨌든 세상은 달라지고 있으니까 그 친구들 어깨에 얹혀진 무궁화가 부럽지는 않다. 앞으로의 세상은 '컨텐츠 생산능력'의 유무가 성패를 가를 거니까 더욱 그렇다.

 

다만, 간부후보생 출신들이 우리 조직에 들어와서 좋은 보직만 찾아다니는 것만을 목표로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든다. 개인의 승진욕구를 채우는 것도 뭐라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해양경찰관이 보직만 쫓아다니면 그것에 멍드는 건 엉뚱한 말단들이니까.


꿈의 물방울 e파출부 경인애드 글로벌21 티쏘의 이야기 서영공쥬~♡ 다사랑 기차와 간이역 타오르는 불꽃 곰도리 푸우
2008/09/06 11:27 2008/09/06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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