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2006 KSA 프로암 제3전(2부)
안동 2006 KSA 프로암 제3전 2부
- ‘야생마’ 박 무석과 함께 한
탑워터, 그 황홀함이여-
사실 예전에는 단순하게 낚시만 잘하면 얼마든지 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생각했죠. 그러나 게임의 묘미는 의외로 깊어 씹으면 씹을수록 심오한 맛이 우러나오더군요. 여기서는 그런 얘기를 다할 순 없겠지만, 그 맛에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힘들다는걸 절감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게임 중독증이라는 겁니다. 물론 저 역시 조만간 그 세계에 뛰어들게 되겠죠.
어쨌든 프로들이란 낚시를 잘하는 사람들만 모인거겠죠. 쉽게 얘기해서 이미 잡아내는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뜻일 겁니다. 또 설사 낚시를 아주 잘하지는 못한다 해도 일단 프로에 입문해서 열심히만 하면 자연스레 낚시를 잘하게 돼 있다고 하니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사실 프로들도 게임에서는 꽝치는 수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건 게임이기 때문이죠. 정상적인 상황에서 프로들이 꽝친다는건 상상하기 힘들죠. 만약 게임에서 꽝을 친다면 그건 패턴을 잘못 잡아서가 아니라 게임이라는 속성 때문입니다. 즉 작전에 뭔가 이상이 생겼기 때문이죠. 혹은 심리전에서 뭔가 잘못됐기 때문이죠. 혹은 굳이 패턴으로 말하자면 패턴 속에 숨겨진 또다른 패턴이라고나 할까요? 아무튼 그 기기묘묘한 심리전과 작전의 세계는 알면 알수록 박진감 넘칠 뿐만 아니라 흥미진진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런 기막힌 세계를 한번 맛본 이상 절대 빠져나갈 수 없는거죠.
각설하고, 사실은 상황만 됐다면 원래 생각해놓은 작전이 있었지만 여러 가지 변수로 인하여 포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주진교 건너편 직벽부터 가게 되었죠. 조금전까지만 해도 수십대의 보트에서 한꺼번에 울려나오는 굉음과 수면을 박차고 맹렬하게 쏘아져가느라 일어난 수십개의 삼각파도로 인하여 정신이 하나도 없었는데, 모두가 떠나고 나니 돌연 정적이 찾아오더군요.
사실 ‘야생마’ 박 무석 낚시를, 특히 탑워터 낚시를 보는게 본래의 목적이었기 때문에 보트의 포지션을 직벽에 바짝 붙일 것을 요청했으나, 그렇게 안하더군요. 왜냐하면 제가 던질 곳이 없다는 것입니다. 프로암은 같이 즐겨야 한다는거죠. 그래서 탑워터 낚시에는 어울리지 않는 정면에서의 공략법을 택했으나 역시 입질이 들어오지 않네요. 간혹 들어오긴 해도 그냥 치기만 하고 물지는 않더군요. 뭐, 웜낚시로 바꿔볼 수도 있었으나 일단 탑워터로 계속 하기로 했죠.
그러다가 박 무석의 채비가 연안에 걸리는 바람에 그걸 빼내고 다시 채비를 하느라 보트가 연안에 바짝 붙게 되었습니다. 대략 연안에서 3m 정도 떨어진거죠. 비록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절호의 챤스가 난거죠. 마침 앞쪽에 바위가 물속으로 살짝 잠긴 곳이 눈에 띄더군요. 그래서 “채비하는 동안 제가 먼저 한번 잡아보겠습니다.”라고 큰소리를 쳤습니다. 과연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요?
운좋게도 제가 먼저 잡아냅니다. 채비는 슈어캐치사에서 나온 ‘지글러’ 라는 제품입니다. 설계는 ‘야생마’ 박 무석이 했다고 합니다. 모 제품을 모방하긴 했어도 괜찮아 보이더군요. ‘샤삭’하고 좌우로 움직이는 동작이 아주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더군요. 또한 움직인 후 쭉 미끌어지는 것도 괜찮아 보이고... 아무튼 액션은 좋아보입니다. 다만 한가지 흠이라면 비거리에 약점이 있더군요. 예컨대 자라스푹은 엄청난 비거리를 보이는데 비해 이 제품은 좀 떨어지는게 약점인 것 같습니다. 나중에 보완할 계획이라니까 한번 기대해 보겠습니다. 아쉽게도 품절된 제품이라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그의 것을 하나 얻어 써봤습니다. 다행히 첫 사용에서 잡아내니 더욱 맘에 들더군요.
방법은 두세번 연속된 저킹을 해주고 잠시 쉬고 다시 두세번 저킹을 해주면서 물속 바위를 넘자 마자 바로 스테이하는데, 대략 2~3초쯤 됐을까요? 다시 액션을 주려는데, 갑자기 ‘퍽’ 하는 소리와 함께 하얀 물보라가 일더니 소용돌이만 남긴채 물속으로 사라지더군요. 입질이 왔음을 직감하곤 스윽하고 당겨주면서 재빨리 릴링을 해주니 묵직함과 함께 훅킹에 성공했음이 느껴지더군요. 그 방법은 지난번 조행기에서 대략 소개했으니 참고 바랍니다.
아무튼 그렇게 해서 1200g대의 첫배스를 올리는데 성공합니다. 옆에 있던 박 무석이 더 좋아하더군요. 그의 축하를 받으며 어깨 한번 으쓱 했습니다.^^
숨은 그림 찾기 한번 해볼까요? 고라니가 어딘가에 있으니 눈 좋으신 분은 대번 찾아낼 수 있을 겁니다.^^
이 날의 작전은 이랬습니다. 배스가 있을 만한 곳 중에 중간 사이즈가 낱마리로 붙어 있어 손을 덜 탄 곳 몇군데를 빠르게 돌아다니면서 일단 리미트를 채운 후, 씨알 교체에 들어간다는 겁니다. 쉽지 않죠. 좋은 곳은 모든 사람들이 아는 곳이니까 큰 놈들은 잘 안붙는다는거죠. 그래서 큰 놈들은 별로 좋아보이지 않는 제2도 아닌 제3 혹은 제4의 장소에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런 곳 마저 다른 프로들이 다 친다는거죠. 왜냐면 프로기 때문이죠. 그리고 그런 곳에 소위 게임피시라 불리우는 대물이 있다는거죠. 그런데 그런 놈은 다른 프로들이 먼저 치거나 해서 잡아내기가 힘들다는 겁니다. 그래서 차라리 중간 사이즈가 낱마리로 붙어 있는 곳을 골라 이곳 저곳 빠르게 돌아다니면서 한 마리씩 잡아내다 보면 리미트를 채우게 될거고, 일단 리미트만 채우게 되면 그 다음엔 승부에 들어간다는 겁니다. 실로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고차원의 세계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드라마를 보는 기분이라고나 할까요? 아무튼 옆에서 지켜보자니 머리싸움과 심리전이 참으로 흥미진진하더군요.
자 드디어 ‘야생마’ 박 무석이 첫수를 올립니다. 화려한 바늘털이가 힘찹니다.
손님이 왔네요. 위의 박 무석이 잡아낸 곳이 돌무더기였는데, 같은 장소에 크랭크베이트를 바텀범핑후 수심이 깊어져 스톱앤고로 리트리브를 바꾸는데, 갑자기 쭉쭉쭉쭉 하고 너댓번을 강력하게 빨아들이는 입질에 로드를 쓰윽하고 당겨주면서 빠른 릴링을 해주니 훅킹이 되더군요. 당찬 바늘털이까지 하기에 배스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이놈이더군요.
자, 이제부터 ‘야생마’ 박 무석이 낚시하는 모습을 감상해보시기 바랍니다. 랜딩할 때의 그의 자세를 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벌써 자세가 안정돼 있다는게 느껴지죠? 그리고 로드의 방향을 잘 보시기 바랍니다. 랜딩할 때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안정감과 침착함이 아닐까 싶네요.
감상 잘 하셨는지요? 멋지죠?
이번에는 다른 장면을 보실까요? 연속동작으로 나갑니다.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랜딩하는 장면이 대단히 교훈적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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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탑워터로 잡아냈지만, 아쉽게도 여기서는 올릴 수가 없군요. 아무래도 루어&플라이에 원고를 쓸 때 자료사진으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올리지 못함을 양해 바랍니다. 6월의 안동은 ‘야생마’ 박 무석을 중심으로 써나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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